본문 바로가기

유랑

[D+4] 산토리니 -> 미코노스

산토리니에서 떠나야 하는 날. 전날 생전 안해본 운전을 하루종일 했기에 떡실신. 차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움직여야 했다. 어떻게든 일어나서 씻고서 아침밥을 먹었다.
일어나기 싫다.
나와보니 야외 풀장이 보이는 자리에 아침이.

어제 빌린 차는 24시간 안에 반납하는 것이 조건. 그런데 반납 방법이 대한민국에서는 납득하기 힘든 방식이었다. 바로, 항구 주차장에 세워놓고 키는 시트 밑에 넣고 문은 잠그지 않고 그냥 놓고 가는 것. 어떻게 이런 방식이 작동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 봤지만, 섬이라 배 말고는 차가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가능한게 아닐까 싶은 추정 뿐.

항구에 내려가는 길은 꼬불꼬불.
항구에 도착했지만 뭔가 알수 없다.

항구에서 표를 사고, 미코노스 호텔에서의 픽업을 확인하느라 전화를 찾아 우왕좌왕하다가 배를 탔다. 배는 산토리니에서 출발해 이오스, 파로스 등의 섬을 들렀다 미코노스로 가는 코스. 2시간 반 가량 배를 타고 이동하는 여정이다.

산토리니의 바다여 안녕.
출구는 EXODUS

미코노스 항구에 도착. 물이 맑았다. 항구 자체가 도시이자 관광지.

하늘도, 바다도, 푸르다.
픽업은 어디에.

미코노스 그랜드 호텔의 픽업 리무진 버스가 왔다. 약 20분쯤?을 타고 가니 도착. 방에 들어가서 창문을 여니 정말 이루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샛파란 바다가 쫙.
오오 저 새파란 바다.

호텔 스낵바에서 대충(이지만 비싼) 늦은 점심을 샌드위치로 떼우고 미코노스 시내관광 출발. 호텔에서 시내로 나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호텔에서 버스 시간표를 줬다. 1시간에 1대가 다니므로 시간을 잘 맞춰야 함.

버스에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풍경은 새하얀 골목길들.



버스를 내려 골목을 따라가다보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면서, 그리스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풍차들이 나타난다.
풍차
또 풍차
점프 풍차

풍차는 미코노스 시내에서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풍경이 비교적 좋다.
풍차앞에서 보이는 저곳은 리틀 베네치아.

리틀 베네치아는, 지도에 그런 이름으로 나와 있기는 한데, 이유는 잘 모르겠고 그냥 바닷가에 바로 건물들이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리틀 베네치아는 구석구석에 노천 카페니온과 타베루나, 기념품샵 등이 박혀있는 아기자기한 곳이다.
리틀 베네치아는 바다가 코앞
아기자기한 골목길

골목길에 고양이가 흔하다
군데군데 숨어있는 가게들.

미코노스의 골목길은 거의 하얀색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벽을 세울 때나 길을 깔때 돌을 쌓은 다음 석회를 풀어서 굳혔기 때문이라고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게다가 이런 하얀 골목길이 그리스의 주요 관광자원이 되었기 때문에 미코노스 관할 관청에서는 집과 골목길을 하얀색으로 칠하고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강제인지 권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데 요즘은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기보단 간편한 방법을 선호하는 것 같다. 위 사진을 잘 보면 길 가운데에 하얀 선이 그어져 있는데, 전통적으로 돌을 쌓고 석회를 풀었다면 저렇게 빤듯한 선이 나올 리가 없다. 그냥 큰 돌을 깔고 시멘트로 굳힌다음 하얀색 페인트를 칠한 것. 내 생각으로는 중앙의 하얀 선은 골목 양쪽 집 사이의 (하얀 칠을 할) 관할 영역을 구분하는 선일듯 -_-a

저렇게 골목골목을 배회하다가 갑자기.
누구냐 넌.
펠리컨이오.
미코노스 섬에 펠리컨이 살고 있다는 건 책에서 읽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뜬금없이 나타날 줄이야. 골목길을 딱딱딱딱 거리면서 넓대대한 발로 걸어다니는 모습이 약간 우스꽝스럽다. 미코노스의 명물.

바깥쪽으로 잠깐 빠지니 그리스 국기가 펄럭.
그리스 인증샷
서로 인증.

다시 골목길을 헤멘다.
고양이도 보고
둘이 나란히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애게해의 석양은 모두 붉디 붉다.

애게해의 석양을 등지고 파란 문에 반사되는 우리 둘을 찍었다.

해가 졌으니, 여행의 백미를 누려야 할 시간. 바로 저녁식사.
오늘은 그리스 여행책을 마르고 닳도록 읽으면서 군침을 흘렸던 바로 그것. Stuffed Tomato와 Fried Calamari. Stuffed Tomato는 토마토 속에 쌀과 기타 부재료들을 채워넣고 구운 음식. 오징어 튀김은 말 그대로 그리스 연안에서 나는 오징어를 올리브 기름에 튀긴 음식으로 레몬을 살짝 뿌려서 먹는다.
적당히 맛있어 보이는 음식점을 찾다가 안착한 곳은 Nikos Taverna.
길에 테이블을 갖다 놓고 장사를 한다. 나름 낭만적.
요놈이 속채운 토마토. 감칠맛이 아직까지 느껴진다. 냠냠.
아 또 먹고 싶은 프라이드 깔라마리
후식은 그리스식 과일 요구르트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
우리의 신혼여행은 미식여행.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