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랑

괌 여행기 4일차: 초 관광객 모드

계속하여 괌 여행기 4일차
실제 여행에서도 요때쯤 막 지쳐서 허덕였는데
여행기도 똑같이 뒷심이 딸리는군요 -_-

아무튼 초 관광객 모드로 둘러본 괌.


'사랑의 절벽' 에서 내려온 우리는,
출국을 몇 시간 안 남겨두고 환전해 온 현금 200불(역시 거지)이 모두 소진되었음을 깨닫고
환전을 할 곳을 찾아 커다란 몰에 들렀다.
 
이곳이 괌의 명소, 마이크로네시아몰.
말하자면 우리나라 코엑스 같은 곳이고, 백화점이 안에 들어와 있는 것도 비슷하다.

... 그러나 환전센터가 없어서 우왕좌왕하던 우리는,
결국 ATM을 찾아 신용카드를 넣고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_*
어 정말 딸라돈이 나올까? 하고 조마조마했는데,
20불 짜리 두 장을 툭 뱉어내는 신통방통한 ATM ㅋㅋㅋ


괌에서 스타벅스는 한 곳도 못 봤고,
대신 커피 비너리- 가 듬성듬성 보였다.
목도 좀 축이고 가세.

이윽고 점심시간.
찾아간 곳은 괌 최고 맛집이라고 칭송이 자자한 PROA.
원래 저녁때 가려고 했던 곳인데, 다음 목적지를 가며 이 앞을 거쳐가게 되어 들렀다.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주로 찾는 음식점이고,
가격도 10불 대로 아주 착하다고 들어서 기대를 매우 많이 했는데,
점심때는 바베큐 요리밖에 먹을 수 없다는 비보를... 걍 저녁때 올 걸 ㅠ
(그 어떤 여행 후기 + 가이드북에서도 그런 말은 없었다규!)

PROA에 방문하실 분들은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6시 이전엔 다른 메뉴 주문이 안돼요. 오로지 바베큐!

아 로컬 푸드를 이것 저것 많이 시켜서 맛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흑_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하여 주문한 소와 닭 바베큐
저 밥은 괌의 특산물? 인 red rice.
색깔은 강렬한데 비해 맛은 흰 쌀밥과 별 차이 없다.
여기도 밥이 고봉이여...;


안녕 프로아.
다음에 다시 오면, 그땐 저녁때 갈게... ㅠ
그리고 그땐, 초콜렛 와사비 케이크도 꼭 먹을거야...


그리고 해안 도로를 싱싱 달려갑니다.
남태평양 전쟁 추모 역사공원.


아산만!
와 보니 뭐 대단한 건 없고.
가족단위 행락객들이 고기 구워먹으러 찾아오고
아저씨가 연날리러 찾아오는 그냥 평온한 잔디 공원입니다.


공원이 바닷가와 바로 맞닿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맑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채 5분도 안되어 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 오기 전에 무지개 뜬 건 또 첨보네.
곧 비가 올 것임을 경험적으로 체득한 우리들은,
화산 폭발의 전조에 대피를 준비하는 작은 새처럼
침착하게 차로 이동하여 비를 피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곧바로...

여봐란 듯 내리는 비.
하지만 이 비도 채 5분을 못 가...


비가 그치고 다시 밖으로 나오며 더위가 좀 가셨을래나 했으나
이젠 더위와 습기가 협공을....

지금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원이
저 안내판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60년 전에는
피로 얼룩진 격전지였다고 합니다.

'1번' 을 새겨넣으면 북한산 어뢰

새 신도 신었으니 뛰어 보자 팔짝
... 이건 팔짝이 아니고 걍 움찔?

**

한동안 공원을 산책하다가 다음으로 들른 곳은
이생송 차모로 빌리지.
원주민들의 마을로, 여러 특산품들도 구경할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는 동네 시장같은 곳.

전체적으로 이런 분위기




전체적으로 이러한 분위기

또 비가
화장실 처마 밑에서 비 긋기를 기다리는 중
사람들이 비가 와도 하나 당황거나 서두르는 기색이 없어...


자르면 별 모양이 될 것 같은 과일.
이름은 아마 스타프루트?

즐비한 야채들.

한 켠에 나와있는 도마뱀.
난 정교한 인형인가? 했는데,
실제 눈을 끔쩍끔쩍하는 생물 도마뱀이었다!

지나가는 관광객의 손길에 이골이 난 듯, (아니면 체념?)
얌전히 몸을 맡기고 있는 도마뱀씨.

이것은 코코넛 게.
어째서 코코넛 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그러한 이름이었다.

용기를 내서 나도 만져봤는데
으앙 이상해 

어린 조카에게 줄 꽃 핀도 하나 구입하고
더워져서 내 머리 올릴 비녀도 하나 사고.
프랑지파니...인가?

그리고 코코넛 상인에게서 코코넛을 하나 사서
시원하게 들이켰다.
저거 옛날에 유원지던가? 어디 가서 사먹었을 때는
시원하지가 않아서 완전 들척지근했었는데
시원하게 먹으니 또 그럴싸한 맛.

맛있어요!

코코넛 물을 다 먹으면
정교한 5:5 가르마의 코코넛 장수가
반토막을 내어 속을 긁어준다.

요렇게 생긴 과육은
와사비 간장에 찍어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좋아요.
물론 우린 그냥 먹었음.

길가에서 만난 이름모를 열대꽃.
이제 떠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우리는 아직 못가본 곳이 많이 남아있어 점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은 이미 더위에 쩔어 방전상태...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자! 헉_헉